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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발 3545m 템플산 등정기
03/18/2010
Posted by Calgary 이재훈 (경제 80) Bt_email

1894년 미국 예일대학교의 예일 레이크 루이스 클럽 멤버들인 Walter Wilcox와 Samuel Allen에 의해 첫 등정 된 지 114년이 흐른 2008년 8월 16일, 고려대학교  교우회 캘거리 지부의 40대 중반의 세 한국인들이 이 산의 정상에 올랐습니다. 

해발 3543m, 산행 높이 1690m 로 남부 록키산 중 세번 째로 높다는 Mt. Temple.  산을 사랑하는 사람들에게는 영원한 스크램블링의 메카로 불리며 동경과 경이의        대상인 산.

 레이크 루이스 근처 트랜스 캐나다를 달릴 때마다 멀리 보이는 만년 빙하로 덮인       이 산은 언제나그 높이와 두꺼운 빙하의 위용에 의해 압도당하며 늘 존경과 바라봄의  대상이었기에 오늘의 등정은 이민의 삶에 하나의 이정표를 세운 것으로 삼기에         충분하다고 여깁니다.

록키에서 가장 신비롭고 아름다운 호수 중의 하나인 모레인 레이크를 출발하여 노오란 알파인 낙엽송 계곡을 지나고 풍화 작용에 의해 만들어진 신비한 Sentinel(파수꾼)    바위로 유명한 Sentinel Pass를 지나기까지 록키에서 가장 아름다운 경관을 거치는    등산 루트로 인해 템플산 등정은 많은 사람들에게 큰 사랑을 받는 코스이기도 합니다.

1년 전 처음 이 산에 대한 연정을 품기 시작한 후 오늘에 이르기까지 각종 책과 인터넷에 올라 있는 여러 수기를 읽기를 수십여 차례, 비록 산에 오르기 전이었지만 눈을 감으면 길이 훤히 보일정도로  산이 어떻게 생겼고 어디로 올라야 하는지 꿰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교과서에서 배운 지식만으로 북쪽 면에는 만년 빙하가 덮여 있고 7월 말 부터  8월 초를 제외하고는 남쪽 슬로프도 눈이 쌓여 있으며 두 세군데의 험한 바위벽을 기어 올라야하는 중급의 3500m 급 산을 오른다는 것은 무모한 일이었기에 그동안 경험을 쌓고 체력을 기르기 위해 실전 등산을 수차례 하며 준비하였습니다.

 지난 겨울부터 Mt. Lady Mcdonald, Sulphur Mt., Little beehive 등을 산행한 것을 비롯하여 봄이 되면서Fullerton Loop, Mt. Indefatigable view point,  Haling Peak을 다녀 오고, 여름이 되면서 Prarie Look out, Galatea Lake 단체 산행과 Fairview Mt., Mt indefatigable south peak을 김현승 교우와 다녀온것, 그리고 Heart Mt.을 혼자 다녀온 것도 어쩌면 오늘의 Temple Mt. 을 위한 오랜 준비 과정의 일환이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방심과 오만, 자만을 용서치 않는 산은 또한 두려움과 비겁함과 소심함 역시 용납하지 않습니다. 산을 진정 사랑하는 자는 산에 오르는 순간 겸손을 배우고 터득하며 두려움으로부터도 벗어나게 됩니다. 그리고 진정한 양보와 헌신, 나눔과 공동체 정신을 저절로 가지게 됩니다. 이런 것이 없이는 우리는 한발자욱도 나갈 수 없고  한치의 높이도 오를 수 없습니다. 생전 처음 보는 사람들이지만 그래서 산에서 만나 함께 정상을 향해       오르는 사람들은 모두 형제요 자매요 한 가족입니다.

서로가 도와주고 격려하며 위험을 봐주고 길을 내주는 외에, 서로 축하하고 찬사를 보내며 자연 속의 일원으로서의 존재감을 공유하는 것입니다. 이것이 곧 살아 있는 믿음이기도 합니다.

 이날 함께한 사랑하는 나의 교우, 현승이와 병곤이에게 온 마음을 다하여 감사하고   존경과 한없는 사랑을 드리고자 합니다. 친구들이 없었다면 내게 용기도, 지혜도 없었다는 것과 템플산 등정은 가능하지 않았다는 것을 고백하며 이 멋지고 장쾌한 여행을 고대 이름으로 또한 함께 할 수 있었음에 강한 자부심과 함께 그 기쁨을 모든 교우및 가족들과 함께하고 싶습니다. 

 

새벽 5시 우리의 영원한 만남의 장소인 세이프 웨이에서 출발을 앞두고 있습니다.       그러고 보니 세이프 웨이군요. 그렇습니다, 산행은 첫째도 둘째도 안전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는 이미 안전한 곳에서 출발하는 셈이네요^^

레이크 루이스와 모레인 레이크 주변은 대표적인 그리즐리 베어 서식지 및 활동지역입니다. 우린 몰랐는데 이날 자 신문에 모레인 레이크 주변에서 수차례 베어와 조우한 등산객들에 대한 기사가 났더군요. 그래서 이곳은 늘 4명 이상의 그룹산행을 법으로 정해놓고 있습니다. 이날 정상까지 우리가 동행한 산행그룹입니다. 하얀색 티를 입은 분은 템플산을 무려 10번이나 오른 베테랑이며 왼 쪽의 아가씨는 이번이 4번째, 뒤로 할머니까지 보이는데 모두 정상까지 무사히 올랐습니다. 

 

 왼쪽으로 검은 색 루트가 등산 루트이고 오른 쪽으로 빨간색이 하산길입니다. 하산길은 경사는 급하지만암석 Scree 로 되어 있고  Short cut 이라 쉽고 재미있게 내려올 수 있었습니다.

템플 산 주위의 산들 역시 빼어난 경관을 자랑하고 있었습니다. 

Poccupine이라는 고슴도치입니다. 요기 저기 꽤 많았습니다. 

위로 보이는 고개가  Sentinel pass 입니다. 저기까지도  만만치 않은 길인데 확실히 그간의 산행으로  내공이 쌓였다는 것을 알 수 있었죠. 작년보다는 훨씬 쉽게 후다닥 올랐습니다. 앞에 보이는 호수는 Minnestimma Lake라는 이름의 세 호수중 하나입니다. 인디언 말로 Sleeping water라는 뜻이라는 군요. 정말 잠자듯 고요하여 완전히 거울 같았습니다. 명경 지수.. 하긴 록키의 대부분의 호수는 모두 명경지수, 아니 sleeping Lake 죠^^

 

사랑하는 부인들이 싸준 것들로 아침 식사를 하고 있습니다. 저는 평소 건강을 위해    아침을 먹지 않는데이날 만큼은 든든하게 먹었습니다, 도중에 배가 고프면 산을 오르기가 어렵습니다. 이때가 아침 9시 쯤입니다.  

Sentinel Pass 에서 중간 휴식을 하면서 배낭을 점검하고 신발도 다시 묶고 의지도 다지고.. 폼도 잡고^^ 등산은 폼생폼사입니다. 정확한 산행 몸놀림과 함께 멋진 포즈도 중요하죠. 김현승 교우도 이제 점점산악인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해발 2600m의 센티넬 고개입니다. 이 사진 만으로도 반은 한 것 같네요..  

센티넬 패스에서 바라본  잠자는 호수의 모습..우리가 아까 밥먹었던 곳이죠. 아직     본격 등산은 시작도 안했습니다.

이제 출발합니다. 정면으로 보이는 우뚝 솟은 바위 봉우리를 향해 일단 가야 합니다. 그리고 봉우리 바로 아래에서  오른 쪽으로 돌아서 올라갑니다. 경사가 벌써 만만찮아 보입니다.

그러나 가까이 가서 보면 그런대로 갈만합니다. 여기까지는 그리 위험하지는 않습니다. 눈만 없다면..

아까 아래에서 본 바위 봉우리입니다. 지층이 보이고 하얀 석회암이 많군요.

봉우리를 돌아 나오자 처음 만난 Rock Band입니다. 이런 곳을 오를 때는 신발이 가장 중요하고 침착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자세히 보면 손으로 잡고 발로 딛어서 다 오를 수 있게 되어 있습니다. 물론 아래를 보면 아찔하지만 굳이 볼 필요야 없지요. 

제 아내가 보고 깜짝 놀란 사진 입니다. 사진으로 보니 저도 놀랍군요. 다소 과장되게 찍혔습니다.솔직히 위험한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특별한 기술 없이 오를 수 있게 되어 있기에 몇가지 기본적인 것만 잘 지켜서 침착하게 오르면 큰 어려움이 없이 오를 수 있습니다. 

이제 두 번 째 rock band를 향해 경사면을 오릅니다. 이구간은 손을 약간만 사용하면서 통과할 수 있습니다.오른 쪽 위로 보이는 암벽이 가장 어려운 구간입니다.

경사가 꽤 급하죠? 잠시도 방심을 하여서는 안됩니다. 그리 어렵진 않지만.. 무엇보다 돌이 아래로 쉽게 구르기 때문에 위험하죠. 그래서 헬밋이 필요한데.. 오늘도 농구공 두개만한 돌이 어느 등산객에 의해 굴렀습니다.

모두가 긴장하였죠. Rock !!Rock!!이라고 소리치고.. 난리도 아니었습니다.

그와중에도 우리는 "아버지~ 돌 ~ 내려가유~~~" 농담하느라 웃고..

바위벽을 향해 마지막 경사면을 오르고 있습니다. 등에는  등산용 아이스 액스를 꽂고, 헬밋을 썼습니다. 저 헬밋은 한국에서 가져온 자전거 헬밋인데 여기서 등산용 헬밋으로 사용하는 것과 동일하더라구요.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이 모습을 보고 제가 바치 베테랑인 것처럼 착각을 하였죠.ㅋㅋ

오늘의 코스 중 가장 난코스에 해당하는 곳입니다. 암벽이 높고 경사가 급하고 험합니다. 다른 길은 없으며 이곳 암벽에 기어 오를 수 있는 작은 고랑이 세군데 있습니다. 우리는 그중에서 가장 쉬운 고랑(gully)으로 올라갈 것입니다.  지금 보이는 사진은 다소 어려운 gully입니다. 위에 붙어 있는 저 친구는 꽤 고생을 하였습니다.

도중에 다소 위험한 순간도 있었고.. 

제가 먼저 올라갑니다. 두렵기 보다는 즐거운 마음이었습니다. 어느 정도 자신감이 붙었습니다. 사실 그 옆에 조금 더 어려운 곳으로 가고 싶었지만 오늘이 처음이니 만치 처음부터 쉬운 길로 가기로 마음먹은지라.. 절대 무리를 하지 않았죠.

 

제 앞에 오르던 이 여성은 강아지를 데리고 나섰는데 좀 무리가 된 듯.. 아곳에서 거의 10여분 정도 오도가도 못한 채 발버둥을 치다 가까스로 겨우 올랐습니다.  우리는 30초만에 후딱 올랐죠.

 

병곤이가 올라갑니다. 병곤이는 사실 처음에 많이 망설이기도 했습니다. 십수년간     가이드를 하면서 이 산에 대해서는 누구보다도 많은 안내를 했지만 정작 자신은 한 번도 오르지 못한 산이기에..

사실 이 산이 혼자서는 엄두를 내기 어렵기도 하고 스크램블링이란 생소한 분야이기도 하여서 생각을 하지 않고 있다가 저에게 제안을 받고는 다소 고민을 하였던 것이죠.

그래서  이날 다소 긴장도 한 것 같았지만 워낙 록키산을 사랑하고 그간 많은 하이킹으로 다진 경험이 살아나면서 여유와 자신감을 가지게 된 것 같습니다.

아까 락밴드에서 끼었던 아가씨와 강아지입니다. 아가씨가 겨우 통과를 한 후 기뻐하네요. 이 강아지가 배나하고 바위 틈에 끼어서 고생을 좀 하였죠. 개 산보치곤 너무 높은 것은 아닌지.. 결국 이 아가씨는 어떤 이유에서인지 끝까지 오르지 못하고 중간에 포기한 것 같습니다.  

이제 큰 관문을 통과하고 다시 정상을 향해 경사면을 올라갑니다. 그리고 만나게 될 마지막 어려운 바위 벽이 오른 쪽으로 있군요. 사람들은 이곳은 yellow band 라고 부르고 아까 통과한 곳을 black band 라고 부르더군요. 바위의 색깔에 따라 붙여 놓은 이름입니다.

망치와 뺀치 , 교우회 두 현임 총무가 저아래 잠자는 호수를 배경으로 경사면을 오르고 있습니다. 이날 산 아래 기온은 30도를 넘은 모양인데 우리는 점점 쌀쌀해지고 있습니다. 햇살은 따갑지만.

yellow band를 통과하기전에 록키의 고봉들을 배경으로 한 컷. 든든한 우리 총무들입니다. 죽어도 고대, 살아도 고대, 우리는 한 형제입니다.

병곤이와 제가 또 한 컷. 제가 쓰고 있는 헬밋은 사실 제 딸 것입니다. 지금은 안쓰지만.희한하게 크기도 맞고 스크램블용으로도 딱이고 적당히 낡아서 폼재기도 짱이고^^   앞으로 스크램블 모임에 오시려는 분들은 이런 헬밋 정도는 구비하셔야 합니다.^^

 

그리고 위를 보니.. 아직 갈길이 까마득합니다. 시간은 벌써 11시가 가다 옵니다. 부지런히 올라야 합니다. 저디 보이는 꼭대기가 정상이 아닙니다. 저기서 왼쪽으로 꺾어서 더 가야 합니다.

여기가 3차 Rock band인 yellow band입니다. 저~기 아래로 sleeping water가 까마득하네요 우리 친구들 이제 이런 정도는 거뜬히 기어 오릅니다. 병곤이가 아주 재미 있어 합니다.

"만큼 아니 밑에서 보는 것 안 어렵네요" 암벽 기어오르기에 슬슬 재미가 붙기 시작합니다. ㅎㅎ 

그렇지만 체력은 벌써 많이 소진되었습니다. 병곤이가 살이 조금 붙어서인지 다소 힘들어 하더군요. 당연합니다. 그저 하이킹을 할 때와 이런 산을 오를 때는 차원이 좀 다르죠.

뒤에 보이는 것이 모레인 레이크 위의 Wenkchemna Glacier입니다.

아.. 아직도 정상은 멀기만 하군요. 이제 어려운 구간은 없는데 이렇게 경사면을 계속 오르는 것이 다소 힘이 듭니다. 무엇보다 암석 스크리로 인해 자꾸 미끌어지니 짜증나죠 ^^

현승이가 그러네요.. 2보 전진후 1보 후퇴한다고..

 

그러나 주위의 경치는 벌써 압도적입니다. 아래에서는 절대로 볼 수 없는 록키의 진면목을 볼 수가 있습니다. 물론 비행기로도 볼 수 있겠지만 이렇게 직접 발품과 다리품을 팔고 땀을 흘리고 기어올라서 얻는 기쁨에 비할 수 있을까요? 구름도 점점 눈 아래로 보이기 시작합니다.  멀리  BC주도 보이고.. 그 뒤로 한국도..^^

등반 대장으로서 pace를 조절 못한다고 뒤에 처진 친구들로부터 냉철한 비판을 들었습니다. 제가 성질이 좀 급하고 그간 쌓인 내공도 있고 해서 자꾸만 앞서 갔거든요... ^^

한차례 자아 비판을 한 후(ㅋㅋ) 페이스 조절에 완급을 조절하며.. 친구들과 함께한 사진이 젤로 보기가 좋습니다. 인생 삼락의 하나가 뜻을 같이하는 친구와 함께하는 것이라고 공자가 말했지 않았습니까.

그리고 남이 알아주지 않더라도 화를 내지 않는 것이 삼락 중 군자의 낙이라고 했죠.

(참고로 나머지 하나는 배우고 익히는 낙이라 했습니다)

굉장히 많은 빙하의 암석 가루가 호수에 녹아 들어서 인지 색깔이 완전히 쑥 색깔을    하고 있는 Horseshoe Glacier 근처의 호수와 주위 풍경..

아침을 먹었던 Minnestimma Lake는 이제는 가물가물 거립니다. 우리가 어느새 이만큼 높이 올라왔네요. 사람의 걸음이 참 무섭다고 병곤이가 말했나.. 현승이가 말했나.. 암튼 우리의 다리가 자랑스러운 거죠.

세상에서 젤로 행복한 것이 돈도 아니고 명예도 아니며 지위도 아니고 바로..            사지 멀쩡한 것.

이제 마지막 능선입니다. 꽤나 가파릅니다. 바로 서 있기도 쉽지 않아 보이는데.. 그래도 올라가야죠. 나는 압니다. 이 능선을 넘어 정상에 서면 또 하나의 능선, 마지막 능선이 기다리고 있음도.. 그래서 아직은 마음의 긴장을 풀 때가 아니라는 것을. 현승이가 바라보며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요.

사실 가까이에서 보면 이렇게 오를만합니다. 하얀 라임스톤이 백옥같이 아름답군요. 마치 치중해의 어느 하얀 언덕 같습니다. 파르테논 신전이 있는 크레타의 어느 섬에      있는... 모두가 그 옛날 바다 밑에 가라 앉아 형성된 퇴적암이죠. 좀 있다가 볼 모레인 레이크의 푸른 호수와 연상하면 얼마나 멋진지요.. 

현승이의 세상에서 젤로 푸근한 인상.. 노란 재킷이 항상 잘 어울리는 소탈한 모습의.  저 아래로 보이는 호수가 모레인 레이크입니다.  해발 1850m입니다.

 정말 모레인 레이크가 신비롭습니다. 밑에서 보는 것과 또다른 멋이 느껴집니다. 왼쪽으로 보이는 두개의 호수는 Consolation Lake입니다. 모레인 레이크 옆의 주차장도 보이죠?

정상 부근의 눈이 녹아서 흘러 내리는 것을 받아서 마셨습니다.  이 눈이 소처럼 생겼다며 병곤이가 사진을 찍었는데 내려오다 보니까 이 눈이 떨어져 나가고 없었습니다.

이 멋진 장면을 뒤로 한 채 우리는 정상을 향한 마지막 능선을 올라갔습니다. 

그리고 해발 3543m의 Mt. Temple에 우뚝 섰습니다. 레이크 루이스 쪽에서 보이는  Temple Glacier를 뒤로 한 채 하늘 바로 아래 구름 옆에서 감사함과 자랑스러움과 가치와 존경, 인생의 보람을 안은 채 카메라 앞에 섰습니다. 새벽부터 밥을 챙겨주며 전송하던 아내에게 또한 감사했고 제 가족들이 생각났습니다. 

나아준 부모님과 삶을 알게한 하나님에게도 감사했습니다. 함께한 친구들에게도 감사했고 산에도 감사했습니다. 그리고 어느새 나이 50을 바라보면서도 이 산을 올라온 자신에게도 감사했고 이 모든 사실이 자랑스러웠습니다. 

짧은 순간이었지만 가치의 삶, 존경의 삶에 대한 다짐과 삶의 보람과 행복에 대해서도 잊지 않았습니다. 

병곤이는 이날 특별히 무척 감격스러워 했습니다.  이민 18년.. 그 짧지 않았던 기간 동안에 어쩌면처음 느껴보는 록키의 진정한 멋이 아니었을까요..감히 추측해 봅니다. 육체적으로 쉽지 않았던 도전을 잘 극복하고 보란듯이 정상에 선 사랑하는 후배이자 친구의 성공에 진심으로 축하를 보냅니다.  아마도 앞으로 많은 날 산에 함께 가게 될 것 같군요.  

그리고 사랑하는 후배며 역시 친구인 현승이에게도 축하를 보냅니다. 짧은 기간이었지만 산에 함께 다니며뜻을 같이 하고 마음을 나누며 운명을 공동으로 책임진다는 것이 주는 깊은 의미를 생각할 수 있었음에 행복합니다.

정말 멋지지 않은가요? 축하해주세요. 우리가 해냈다구요..

병곤이는 셀카 찍고 셀폰으로 집에다가,친구들에게, 투어 운전 기사에게 전화해서

" 나 지금 템플산 정상이야~" 산이 워낙 높아서인지 전화가 되던데요.

정상에 서보지 않으면 모르는 맛을 제가 지금 느끼고 있습니다. 그게 뭐냐구요?

올라가야 알 수 있습니다. 말론 설명이 안되는.. 

현승이는 시종 웃음을 잃지 않았습니다. 구석구석 신기한 경치를  찾아내 감상하고 감탄하며..

저도 집에다가 전화 한 통 했습니다. 정상에 선 기쁨을 가족들에게도 전해주고 싶어서요. 아내외에는 심드렁 하던데요^^

그리고 눈에 드러 누웠습니다. 저 눈 아래에는 빙하가 있는데 밑으로 빠질까봐 저 위로 올라가지는 못하겠고

바로 앞에서 놀았죠. ^^ 정상의 기온은 좀 낮았습니다. 바람이 불어 추웠고요. 산 아래는 32도라 하던데..

병곤이가 가져온 소주 를 마시는 시늉을... 내려가는 길도 만만찮기 때문에 오늘 만큼은 우리 모두 음주 산행을 자제했습니다. 내려가서 시원한 맥주 한잔 들이켜야 겠습니다.

하산하기전 아내가 싸준 도시락으로 꿀맛같은 점심을 먹었습니다. 산 위에서 까먹는 도시락 맛은

어릴적 학교에서 먹던 도시락보다 더 맛있습니다. 사는 기쁨 만땅.. (난 역시 먹는 것에..) 

그리고 내려가기전에 마지막 사진 한장.

내년에도 다시 오자며 다짐을 하고 아쉬운 하행을 시작합니다. 뒤로 재스퍼쪽을 배경으로 뿌듯한 마음으로 기념 사진을 찍었습니다. 그리고  우리는템플에서의 감동적인 1시간을 뒤로 한 채 아쉬움을을 접었습니다.

내려오는 길은 한결 수월합니다만 그래도 긴장을 늦추어서는 안됩니다. 자칫 헛딛거나 방심하면 큰 일이 납니다. 내려오는 길이 미끄럽기도 해서 더욱.. 

역시 힘들긴 매한가지입니다. 지금은 잘 모르지만 아마도 집에 가면 허벅지니 종아리니 발바닥이니죄다 뭉치고 아프고 그러겠죠. 

처음에 보았듯이 내려가는 길은 대부분 따로 잡습니다. 보이는 대로 경사가 급합니다. Rock Scree가상당히 미끄럽고 경사가 져서.. 그러나 기술적으로 잘 타면  재미가 쏠쏠합니다. 발뒷꿈치에 힘을 주고 마치 자갈스키를 타듯 미끄러져 내려오면 내려오기도 쉽고 재미있고...

처음의 그 Minnestimma Lake 까지 하산을 마친 후 다시 바라다 보았습니다. 엄청나던데요.. 아니 우리가 저산을 갔다왔단 말이야? 원참나.. (참고로  바로 옆에 Wenkchemna Pass 가 있는데.. 한국인들이 여기와서 "원참나, 원참나" 하는 바람에 정해졌다는.. 믿거나 말거나)

오늘의 숨은 영웅.. 바로 우리들의 발입니다. 발이 편안치 않으면 절대 등산은 불가능합니다. 그러니까 등산화와 좋은 양말에는 투자를 아끼면 안됩니다. 내려와서 병곤이의 제안으로 호수에서 발을 씻었는데 기분이 쵝오.

빙하 녹은 물이라 조금 지나니 발이 얼것 같더군요.. 내려왓을 때가 대략 5시경.. 등산로 입구 호수까지는 약 40분 만에 내려갔습니다. 그리고는 맥주 한잔씩 하고 집으로 기분 좋게 돌아왔습니다.  

 이 사진이 레이크 루이스 타운 입구에서 바라본 템플 산입니다.보이는 쪽이 North face 템플 빙하 쪽이죠.

우린 그 반대편으로 올랐고요. 산 정상이 눈에 가려서..

 

케슬 마운틴 쪽에서 바라본 템플 산의 위용입니다.

지난 7월달에 현승이와 함께 Fairview Mt.에 올랐을 때 찍은 템플 산입니다. 이때도 저 산꼭대기에 사람이있는 것을 망원경으로 확인하고는 얼마나 마음이 설레었던지요. 오늘 저는 그 소원을 이루었습니다.

 

마음의 숙제를 하나 해결하였습니다. 산이 주는 감동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지만 나는 언제나 산의 한 부분일 뿐 산을 정복한다든가 하는 마음은 전혀 없습니다, 나느 다만 산으로부터 삶의 충만한 에너지를 얻고 그 생명의 근원을 탐구할 뿐입니다.  산은 우리를 일깨우는 좋은 스승입니다.

 

이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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